참담하다···집이 두려운 아이들

우채윤 기자 승인 2020.06.05 14:16 | 최종 수정 2020.06.07 07:08 의견 0

“나도 부모지만, 죽어간 아이를 생각하니 어른으로서 미안해 잠이 오지 않습니다.”

모에 의해 44×60cm 크기의 작은 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A군을 향한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ㄱ(37, 서울)씨는 지난 몇 달 간 옆집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괴로운 날을 보내다 얼마 전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

“12월부터 초등학교가 방학 중인데 옆집 아이들이 매일 아침부터 울어요. 소리지르는 엄마 목소리도 들리고... 저도 아이 긴급돌봄도 안 보내고 가정에서 원격교육을 시키고 있는데, 옆집 아이들 울음 소리에 불안했다. 그런데 갑자기 매일 나던 울음 소리가 그치니까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며 “경찰이 간단한 조사를 하고 돌아간 후 신고자인 제게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전해줬지만 그집 아이들이 걱정돼 계속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0조가 개정되며 교사, 의료진, 이웃 등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광역시도나 자치구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사건처럼 이웃이나 담임교사, 심지어 의료진 등에 의해 아동학대로 신고가 된 후에도 아동은 학대가 발생한 가정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

2018년 기준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에 신고 접수된 아동학대 사례는 2만 4,604건이고 이 중 원가정보호 지속은 2만 164건으로 학대받은 아동의 대부분은 가족이 계속 보호한다.(보건복지부 2018 통계)

서울 ㅇ경찰서 관계자는 “아동학대 현장에 출동하면 아동을 부모에게서 바로 분리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을 제외하고, 부모가 주의하겠다고 하면  아이를 부모에게서 분리시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 최근에 학대를 당하던 남자 중학생의 경우, 자발적으로 집을 떠나 시설로 가겠다고 요청해 분리 보호한 적이 있었다. 유아동의 경우는 이러한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힘들고 심지어 학대를 당해도 집을 떠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도 한달 전 해당 아동을 진료한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신고하고 경찰과 아보전이 조사했으나 심각하지 않은 사안으로 처리됐다.

아보전이 매뉴얼대로 세심하게 해당 아동에 대한 관리를 했는지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분리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현실적으로 아동학대가 일어난 가정을 24시간 감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해자인 부모와 피해아동의 강한 분리보호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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