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의 특성 이해 못한 경찰 수사 언제까지

우채윤 기자 승인 2020.07.18 12:35 | 최종 수정 2020.07.19 19:08 의견 0

 

지난해 8월 15일 거리의 모습을 촬영하던 발달장애인 A씨의 영상에 한 여성이 촬영됐고, 이 여성의 남자친구 B씨는 A씨를 몰카 촬영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발달장애인 A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검찰은 같은 혐의로A씨를 약식기소했다.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형사1부 임창현 부장판사는 지난 3일 A씨에 대해 무죄 선고를 내리며, 촬영된 동영상만으로 성범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상의 이미지에서 피해자가 차지하는 부분이 작고, 주로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두드러져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충북장애인부모연대에서는 15일 성명을 통해 “신고자와 경찰 모두 발달장애인의 행동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발달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전담 사법경찰관을 배치해야 하며, 신뢰관계인을 동석시켜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달 10일 등교를 하던 발달장애인 초등학생 C군이 지하철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신고를 당해 역장 1명, 역무원 2명, 승객 2명 총 성인 남성 5명에 의해 역무실로 강제 연행됐다. C군은 하차하려던 신길역에서 내리지 못했다.

발달장애인에게는 이러한 물리력을 행사한 강제적인 연행이 매우 위협적임에도, 불과 초등학생인 C군은 당시 연행의 사유와 구체적인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로 강제 연행되었고, 사건 당일 경찰의 연행 과정과 조사 과정에서도 발달장애인 전담 사법경찰관이나 신뢰관계인이 배치되지 않았다.

현재 형사소송법,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의사소통조력인 제도가 있는데, 발달장애인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심문을 받거나 재판 절차 중에만 해당되고 연행 과정에서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법령이나 지침이 부재한다.

19세 발달장애인 이모군의 어머니 한승희(49)씨는 “발달장애 남자아이 키우며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아이는 옷의 특별한 패턴을 보이는 무늬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었고, 남녀 가리지 않고 옷에 그 패턴이 보이면 만지려고 다가갔던 건데, 옷을 만졌다는 이유로 화가 난 남성에게 아이와 함께 맞은 적도 있다. 성추행으로 신고당해 경찰서에서 조사도 받았다. 그때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발달장애의 특성이라 이해시키기 참 힘들었었다. 이제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는 전담경찰관이 배치된다고 들었는데, 이런 일들을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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